벌써 일주일째, 층간소음이라는 악의 없는 폭력이 나를 유린하고 있다.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에도 발에 망치를 달고 존재감 가득하게 걸음을 디디는 위층의 그대.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그대는 결코 나에게 악의를 품은 사람이 아닐 것이다…… 내가 그대에게 고통을 받고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듯 그대 역시 나에게 고통을 주고자 살아가는 존재는 아닐 것이다…… 그대는 단지 둔감한 사람일 것이다…… 그대는 스스로의 존재에 둔감한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새벽에 화장실에 가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의 편안한 숙면을 유린할 수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일 것이다……
귓구멍에 귀마개를 더욱 깊게 밀어 넣으며 나와 위층의 그대 중 어느 한 쪽이 빨리 잠들기를 바라다 보니 어느덧 새벽 두 시. 마침내 그대가 나보다 먼저 잠들었나 싶어 안도할 때쯤, 드넓은 바다 한복판에서 불쑥 솟구치는 고래처럼 쿵,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하지만 나는 다시 생각한다. 괴로움이 나를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괴로움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내 마음이 바다와 같으면 아무리 거대한 고래가 뛰어논다고 한들 잔잔하고 고요할 터. 어쩌면 소음의 주범은 그대가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어떤 요인이 바닥과 천장 사이에서 소음을 발생시키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신비하고 오묘한 자연의 이치에 따라 자연스레 발생하는 소음 때문에 지금껏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누군가에게 적의를 품은 걸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할 때쯤 다시 쿵.
그리고 쿵, 쿵.
명백히 인간에 의한, 지극히 인간적인 소음이 울려 퍼진다. 끝내 나는 폭발하고 만다.
곧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위층으로 쫓아간 것이 새벽 세 시. 마침내 일주일 내내 날 괴롭혔던 그대를 마주한다. 상대는 지극히 평범하게 생겨먹은 내 또래의 청년. 그렇다. 우리 곁의 악은 생각보다 훨씬 평범하다.
그는 지금껏 자신이 평범하고 보편적인 일상을 누려왔을 거라 여길 터다. 슬리퍼 없이 맨발로 바닥을 디디는 것도, 새벽에 화장실 문을 힘주어 여닫는 것도, 의자 따위를 들어서 옮기지 않고 질질 끌어서 옮기는 것도, 그에겐 한낱 평범한 일상에 불과할 터다.
하지만 그의 일상이 내 일상을 침범한다면, 나는 기꺼이 저항하리라. 우리의 일상 중 어느 한 쪽의 일상만이 안온할 수 있다면, 주저없이 투쟁에 임하리라. 그리하여 나는 한국인의 전통 방식으로 포문을 연다.
아니, 이 시간에 대체 뭐하세요?
서로의 일상을 지켜내기 위한 분쟁은 그로부터 한 달 가까이 더 이어졌다. 나는 밤에 편히 잠들 수 있는 일상을 위해, 그는 자신의 집에서 마음대로 걸어 다닐 수 있는 일상을 위해,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씩 얼굴을 맞대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 결과…… 그가 이사를 가기로 결정하면서 분쟁은 종식되었다. (그는 정말 부지런한 사람이었다. 이사 당일, 그는 새벽 네 시부터 짐을 싸며 마지막까지 내 잠을 훼방놓고 갔다.)
한 달 간의 지지부진한 분쟁 끝에 되찾은 평화. 나는 현대인의 삶에서 귀마개 없이 홀가분하게 잠들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기쁨이란 이 또한 지나가는 것이라고 하던가. 얼굴이 한껏 밝아진 내게 관리소장님이 넌지시 말을 건넸다. XXX호 청년, 다음 주쯤에 누구 한 명 이사올 거야, 위층에.
나는 또다시 생각에 잠기고 만다. 과연 다음 주에도 나는, 내 일상을 층간소음이라는 악의 없는 폭력으로부터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
다음은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는 한 달 동안 조용한 피난처를 찾아다닌 끝에 발견한 공간들이다.
1. 폴스타 베이커스
아침부터 소음에 시달렸던 주말, 책 한 권을 들고 집을 나섰다. 지인에게 층간소음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더니 여기에 가보란 대답을 들었다. 나에게 피난처가 되어줄 거라며.
알려준 주소에 도착해 보니 3층짜리 대형 카페가 눈앞에 서 있었다. 적어도 자리는 널널하겠다는 생각에 곧장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문 너머에 들어서자마자 고소하게 퍼지는 빵 냄새. 순간 빵집을 카페로 착각하고 들어온 줄 알았다.
메뉴판에 버젓이 아메리카노가 적혀 있음을 보고 안심한 것도 잠시뿐. 오늘은 커피값만 쓰자는 내 나름의 소비 계획은, 커피에 베이글 하나 곁들이자고 생각한 순간 완전히 어그러지고 말았다. 막상 노릇노릇한 빛깔의 빵들을 마주하니 베이글에 이어 크루아상 하나, 바질 베이컨 브레드 하나, 홀린 듯이 쟁반에 옮겨 담고 말았다. 주말이라 늦은 아점을 먹었음에도 빵 냄새는 너무나 유혹적이었다.
3층까지 이어지는 매장은 제법 사람들로 가득했으나 북적거린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전반적으로 천장이 높고 개방감이 있어 사람들의 목소리 또한 소란스럽게 울리지 않고 백색소음처럼 깔렸다. 사람이 적은 것도 아닌데 자리는 널널한 편이었다. 여럿이서 앉을 자리도, 혼자 앉을 자리도, 골고루 마련되어 있었다.
이런 공간이라면야, 몇 시간이고 앉아 있을 ‘피난처’로서 더할 나위 없었다. 그렇게 등받이가 가장 편안해 보이는 자리에 앉아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을 펼쳤다. 그리고…… 읽기 전에 빵부터 열심히 집어 먹었다. 빵 냄새가 내 집중을 방해하니 빨리 먹어 치워서 없애버리는 수밖에. 책 속에서 발견한 문장 하나는 내 선택이 전적으로 타당했음을 뒷받침해 주었다.
그는 빵집 주인이었다. 그는 자신이 꽃장수가 아니라 좋았다. 사람들이 먹을 것을 만드는 게 더 좋았다. 언제라도 빵냄새는 꽃냄새보다 더 좋았다.
- 레이먼드 카버,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해가 질 때까지 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을 분들, 내가 이 책을 다 읽기 전까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분들, 맛있는 빵을 먹으면 더욱 집중이 잘 되는 분들, 그런 분들에게 추천한다.
위치 : 서울 은평구 서오릉로 256
영업시간 : 10:30 - 21:50 (21:05에 라스트오더)
주차장 있음
2. 근린커피
북커버와 띠지를 둘 다 잃어버린 책이 한 권 있다.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지만, 민트색이 적나라한 표지는 다소 볼품없다. 나는 매운 음식을 먹고 나면 꼭 민트초코를 먹는 사람임에도 온통 민트색뿐인 표지는 들고 다니기 괜히 모양 빠진다. 그렇다면 주말 아침, 층간소음에 집을 빼앗기고 도망치듯 나와 불광천 주변을 떠도는 나는 얼마나 볼품없을까.
문득 발견한 근린커피라는 이름. 그 유래를 추측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근린이란 가까운 곳, 혹은 가까운 이웃을 뜻하는 단어다. 이름에 걸맞게 1층에는 가까운 불광천으로 산책을 나왔다가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내가 머물 곳이 아닌가 싶어서 도로 나가려는 순간,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발견했다.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 창가쪽 자리를 마주한 순간, 나는 바로 이곳이 오늘의 피난처임을 확신했다.
카페에 앉아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있을 때면 문득 테이블에 내가 갇혀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매장이 작거나 테이블 사이의 거리가 비좁은 공간이라면 더욱 그렇다. 내가 음료값을 지불하고 빌린 공간은 눈앞의 테이블이 전부고, 그렇기에 내 가방이나 내 움직임이 다른 사람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도록 신경 쓰게 된다. 창문이 없는 공간이라면 시선 또한 눈앞의 작은 테이블 안에서만 머문다. 갑갑하게.
그러나 근린커피에서는 창문을 바로 눈앞에 두고 앉을 수 있어 시야가 훤히 트였다. 창밖으로 보이는 건 하늘과 불광천, 육교 위를 오가는 사람들. 내가 가져온 소설 속에서 인물들은 삶의 다양한 난제 앞에 마음이 심란해질 때마다 바다나 호수, 그 밖의 근사한 경치를 바라본다. 역시, 땅 넓은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답다.
하지만 불광천이라고 뭔들 부족한가. 근린커피의 2층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 또한 심란한 마음을 털어내기에 충분히 넓었다. 때로는 하늘에, 때로는 강물에, 때로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고 있는 우산에 시선을 주며 차근차근 페이지를 넘겼다. 시간이 한없이 주어진 것처럼 느긋하되, 문장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그러다 문득, 어느 문장에서 잠시 손끝이 멈췄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발을 디디는 곳을 보지 않았던, 아래쪽에 무엇이 있는지 염두에조차 두지 않았던 우리의 대책 없음에, 우리의 눈먼 행동에 아직도 몸이 떨려온다.
- 앤드루 포터, <외출>
누군가의 위층에 사는 이들이여, 부디 그대들의 눈먼 걸음이 아래층의 무엇을 디디고 있는지 한번이라도 생각해주기를.
넓게 트인 풍경을 보면서 작업에 집중하고 싶은 분들, 비좁은 공간에서는 답답해서 오래 못 앉아 있는 분들, ‘근린’에 살고 있어 자주 들러 시간을 보낼 장소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위치 : 서울특별시 은평구 응암로21길 23
영업시간 : 11:00 - 23:00
남자화장실은 외부에 있음
3. 그늘
사실 내 목적지는 이곳이 아니었다. 방문하고자 마음먹었던 곳은 따로 있었다. 그런데 집을 나선 지 얼마나 되었다고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산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마냥 맞고 있을 수도 없는 비였다. 허나 오늘도 피난처를 찾는 나는 돌아갈 곳이 없는 몸. 외투에 달린 후드를 뒤집어쓰고 빗속을 걷기 시작했다. 거북이처럼 잔뜩 목을 움츠린 채.
안경을 쓴 사람들은 비 오는 날이면 시각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시각뿐만이 아니다. 안경 렌즈에 빗방울을 잔뜩 묻힌 채 누군가를 마주한다면 그보다 볼썽사나울 수가 없다. 황급히 안경닦이로 문질러봤자 희부연 얼룩만 덧칠된다. 비 오는 날은 언제까지나 비를 직접적으로 맞지 않아야 낭만적이다.
주택가 골목으로 접어들어 잠시 길을 확인하고자 가까운 처마 아래로 피했을 때였다. 공교롭게도 그곳 또한 카페였다. 건물 모퉁이에 비스듬한 방향으로 자리 잡은 카페. 아담한 공간에 테이블은 세 개뿐이었다. 간판이 보이지 않아 핸드폰으로 검색해 봤다. 그늘, 이라는 곳이었다. 비를 막아주는 곳엔 필연적으로 그늘이 있기 마련이다. 곧장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는 둘 이상의 사람이 찾아오기엔 소박했다. 다시 말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곳을 찾는 손님에겐 제격인 공간이었다. 나보다 먼저 이곳을 찾아온 두 명의 손님 또한 각자 테이블에서 할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이상하게도 손님이 적다거나 매장이 좁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딱 알맞은 공간과 알맞은 손님들이 있는 카페였다.
시그니처 메뉴라 적혀 있는 그늘 라떼, 그리고 리코타 치즈 베이글 샌드위치를 주문하는데 사장님이 손 글씨로 적어놓은 메모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을 “사유하고 사색하는 공간”이라 명명한 메모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끝났다.
각자 다른 삶,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우리가 그저 그늘에 스며들길 바랍니다.
그늘, 빗물처럼 이곳으로 스며든 손님들은 과연 어떤 사연을 가진 사람들일까.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와 같은 낭만에 빠지기엔 비를 실컷 맞은 내 꼴은 심히 부적절했다. 더군다나 난 지금 층간소음을 피해 이곳으로 도망쳐온 패잔병이 아니던가. 따라서 나는 민망한 사연 따윈 없는, 철저히 지적인 사람을 연기하고자 켄 리우의 단편집을 펼쳐 들었다. 이 정도면 누가 봐도 이곳, 그늘에 어울리는 사람처럼 보이겠지.
삭막한 주택가 골목에서 감성적인 작업 공간을 찾는 분, 사람들로 붐빌 일 없는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공간을 찾는 분, 잔잔한 음악과 함께 독서나 글쓰기 등을 즐기시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위치 : 서울 은평구 증산로21가길 11 1층 카페
영업시간 : 11:00 - 19:00 (18:50에 라스트오더)
화요일 휴무 / 화장실은 외부에 있음 / 반려동물 동반 가능
4. 신사동271
한 달 가까이 이어졌던 층간소음 분쟁은 딱히 극적인 사건 없이 위층의 이사로 막을 내렸다. 격분하 잠을 설치고 말았던 밤들에 비하면 허무하리만큼 시시한 엔딩이었다. 그러나 위층이 이사를 가고, 다음날 맞이한 아침은 그 나름대로 극적이었다. 소위 말하는 ‘꿀잠’이 선사해준 개운함 속에서 한껏 기지개를 켜며 내가 내뱉은 첫 마디는 참으로 경박했다. “와~ X바~ X나 잘 잤네~”
서울특별시 은평구 신사동 271-1에 위치한 카페 신사동271. 층간소음에서 해방된 탓에 이곳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마냥 홀가분했다. 한적한 주택가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카페치고는 매장이 커서 금방 눈에 들어왔다. 이 근방에 사는 주민들이 새삼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동네에 대한 애정은 그곳에서 살아온 시간과 내가 머물렀던 다양한 공간들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장소가 많아질수록 그 동네를 향한 애정 또한 더욱 깊게, 넓게 뿌리를 내릴 테니까.
유리창만큼이나 넓은 매장은 자리가 많아 언제 들러도 앉을 곳이 있겠다 싶었다. 안쪽 자리에 가방을 두고는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인 271라떼를 주문했다. 메뉴판에는 핑크 솔트와 바닐라 크림이 들어갔다고 적혀 있었는데, 그 맛을 가늠할 수가 없었다. 자리로 직접 음료를 가져다주신 사장님께선 섞지 말고 마시라고 하셨다.
한 모금 마셔보니, 달고 짰다. 이게 요즘 말하는 ‘단짠’인 듯했다. 자주 접해본 맛은 아니라 조금 당황하긴 했으나 괜찮았다. 아니, 맛있었다. 나는 내 일상을 억압하던 층간소음에서 해방된 상태였다. 뭘 먹어도 맛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로서 세상의 수많은 맛들 중 내가 아는 맛이 하나 더 늘었구나, 예쁜 술잔 같은 유리잔에 담긴 라떼를 느긋하게 음미했다.
신사동271을 방문했을 때 들고 온 책은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였다. 표지에 그려진 서점은 누구나 환영 받을 수 있다는 듯 넓은 창을 지니고 있다. 신사동 271도 그러했다. 그래서 카페를 발견하자마자 선뜻 안으로 걸음이 향했던 것 같다. 카페를 지키는 건 사장님 한 분뿐. 가구와 방석, 벽지의 색깔, 조명의 톤, “Need a little sweetness in my life”라고 적힌 네온 장식. 사장님께서 이곳을 찾아올 누군가를 기다리며 이 공간을 어떤 마음으로 가꿨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재밌었다.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 휴남동 서점을 처음 찾은 날 받았던 느낌이었다.
- 황보름,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그러니 카페 신사동271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조만간 위층에 이사 올 누군가를 기꺼이 환영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비록 신사동271의 사장님처럼 예쁜 공간을 준비해놓고 환대해줄 수는 없지만(주거침입이라 불법이므로), 그래도 271라떼처럼 서로의 일상에 얼굴 붉히는 매운맛 없이 ‘단짠’만 가득하기를.
위치 : 서울특별시 은평구 신사동 271-1
영업시간 : 10:00 - 22:00 (21:30에 라스트오더)
월요일 휴무 / 화장실은 외부에 있음
번외. 8:7 버거
주문을 끝내자마자 너무 궁금해서 사장님께 여쭤봤다. “왜 8:7 버거예요?” 재료의 비율을 말하는 걸까? 아니면 어떤 의미가 담긴 비율인 걸까? 대답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제가 87년생이어서요.”
메뉴판에는 대표 메뉴마다 하트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그중에서 어니언 버거를 주문했다. 10분 정도 기다린 끝에 깨끗한 접시 위에 두툼한 버거가 담겨 나왔다. 외국 영화 보면 꼭 이렇게 먹던데, 나이프를 가져와 잘라 먹으려던 걸 포기하고 버거를 위아래로 힘주어 눌렀다. 소스가 흘러 손에 묻는 것쯤은 기꺼이 감수하며 크게 한 입 베어먹었다. 패스트푸드 버거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맛.
퇴근하는 길에, 산책하는 길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뱃속이 출출할 때 언제든 들르기 좋은 곳이다. 카페에 가기 전에 간단한 점심을 해결하거나, 카페를 나와서 간단한 저녁으로 먹기에도 좋다.
위치 : 서울 은평구 불광천길 494
영업시간 : 11:00 - 21:00 (20:30에 라스트오더)
매달 1, 2, 3, 5번째 월요일 휴무 / 반려동물 동반 가능